천안함은 알고 있다

[37호]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셀 수 없는’ 미스터리
여상경 편집장 | lworldyeo@gmail.com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보내기
2010.05.29 21: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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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대한민국은 ‘음모론’이 유행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타살설’, ‘신종플루 음모론’, 최근에는 ‘천안함 음모론’까지. ‘위키백과’는 음모론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스런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듣기 힘든 격동기나 혼란스러운 시기에 많이 유포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흔히 ‘음모론’하면 단어 자체가 풍기는 음흉함과 비공식성 때문에 그저 재밋거리나 철없는 장난 정도로 치부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몇 가지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실로 여겨지거나, 사실인 것으로 판명되기도 한다.

1972년 AP통신은 미국정부가 1932년부터 앨라배마 주의 흑인들을 대상으로 매독균을 투입하는 생체실험을 수십 년간 해오고 있다고 폭로했다. 미국 정부는 선동가들의 음모론이라며 부인했지만, 결국 1997년 클린턴 대통령이 그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전 세계의 지탄을 받았다.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는 명분이 되었던 대량살상무기의 존재가 미국정부의 조작이라는 주장 역시 한동안 음모론으로 치부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사실임이 드러났다.

 

바꿔, 바꿔! 말 바꿔!

음모론은 한 개인의 허구적 상상력에서 비롯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공감을 얻을 때 비로소 음모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음모론은 어떻게 사람들에게 확산되고 공감을 얻는가.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과 관련된 세력이 그 정보를 감추거나 조작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권력을 갖고 있고 심각한 불신의 대상이 될 때 음모론이 출발한다는 점이다.

이번 천안함 사건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과 음모론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가장 커다란 이유도 이 사건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국방부와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군사 기밀’이라는, 접근 불가 방침이나 잦은 말바꿈, 커다란 의혹이 제기될 때에만 의심스러운 정보를 조금씩 흘리는 모습에 대다수 국민이 의혹을 품는 건 당연해 보인다.

오랜 군사훈련 과정에서 충분히 체득했을진대 국방부의 은폐술은 허술하기 그지없다. 76mm 함포 2문, 40mm 기관포 1문과 소나는 물론 어뢰와 폭뢰가 탑재된 최정예 대잠공격형 초계함인 속초함(PCC-778)이 기껏 새떼를 추격해 함포사격을 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없다던 열상감지장비(TOD)의 영상자료가 언론에 의해 밝혀지자 그제야 공개됐고, 천안함이 백령도로 근접 항해한 이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통상적인 작전지역이라고 했다가 현지 주민들이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하자 기상이 나빠 피항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심지어 국방부는 천안함 함미를 소나(수중음파탐지기) 장비를 갖추고 있는 해군 기뢰탐지함인 옹진함이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함미를 발견한 것은 민간어선 해덕호였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누가 보더라도 빤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감추는 국방부의 행태는, 상명하달과 보안의식에 철저한 군인정신을 감안하더라도 일반 국민들의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국방부는 “유언비어를 유포할 경우 처벌하겠다.”며 엄포를 놓기 전에 현재의 상황을 만든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먼저 찾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정부의 은폐작전에 맞서라, 작전명 <진실의 순간>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와 국방부가 보여준 태도는 마치 국민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펼치는 듯하다. 취재 과정에서 국민은 물론 정치인, 언론인 할 것 없이 모두 정부와 국방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기자와 만난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천안함 관련해서 말 한 번 잘못했다간 두들겨 맞는다. 특히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적잖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텐데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고 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천안함 사건과 정박 수리 중인 미국 잠수함과의 연관성을 질의했던 민주당 박영선 의원 역시 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30분 이상의 질문 중 한 두 가지 질문을 가지고 너무 확대하지 마라. 확인을 위해 질문한 거지 어떤 자료나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도 한나라당은 물론 보수단체들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좌초설’을 주장했던 다른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국회 천안함침몰사건조사특위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아주 초보적인 것도 안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거부로 천안함 특위 자체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군에) 야당이라도 가서 보겠다고 했더니 ‘특위가 여야합의 하에 정상적으로 가동된 이후에 방문하라’며 거절하더라.”고 했다.

은폐와 엄포, 추궁과 협박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 네티즌이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기소되었고, ‘어뢰설’을 부인하며 항적 정보와 교신기록 공개를 주장한 미 브루킹스연구소 박선원 초빙연구원은 국방부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태다.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4월1일자 칼럼에서 “한국인은 자기네 정부를 진짜 ‘괴물’로 여기고 있다.”며 “정부의 섬뜩한 소통 방식에 대해 군사독재 정권의 본능이 되살아난 것처럼 여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정보가 막혀있는 조건에서 진실을 밝혀내기란 당장은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정부와 국방부의 주장과 항간에 떠돌고 있는 ‘괴담’ 또는 ‘음모론’을 비교해 보면서 진실의 자락이라도 잡아보고자 한다. ‘진실의 순간’을 만끽하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 여러분들의 몫이다.

 

작전1. ‘사라진 7분’을 찾아라!

“21시25분 경 당직을 마치고 함장실에서 내일 작전 계획을 검토하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오른쪽으로 직각형태로 기울었습니다.” 지난 3월27일,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 가족들에게 사고 상황을 브리핑하면서 한 말이다. 국방부가 처음에는 9시35분이라고 했다가 다시 25분으로 정정했던 시점이다. 국방부는 최종적으로 사고 시각을 9시22분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도 금방 뒤집어졌다. 4월3일, <MBC>가 단독 입수한 군 당국 및 해경 일지에는 사고가 26일 밤 9시15분에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이 기록에 따르면, 9시15분에 해경에 조난신고가 접수됐고 9시16분 백령도의 방공33진지에서 폭발음이 관측됐으며 백령도 해안 초병이 9시20분에 폭발음을 들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해경이나 가족들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해경은 오후 9시15분에 북위 37도50분, 동경 124도36분 지점에서 “배에 물이 새고 있다”는 조난 신고가 접수됐다고 했다. 고 차균석 하사의 여자친구는 차 하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9시16분쯤 갑자기 중단됐다고 했고, 또 한 장병의 부친도 아들과 통화하던 중 9시16분경 갑자기 “긴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뒤이어 9시21분 백령도 지진관측소에서 지진파가 탐지됐으며, 9시22분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1)에서 천안함이 소실되기 시작해 3분 뒤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이 시점 천안함의 위치는 북위 37도55분, 동경 124도37분이다. 지도상에서는 경도 차이 1도, 위도 차이 5도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9Km에 해당하는 거리다. 사고 상태인 천안함이 7분 사이에 9Km를 이동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처음 사고가 난 지점에서 대청도까지는 채 3Km 밖에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일 뿐만 아니라 대청도 뒤편에는 해경 501함과 고속정 4척이 있었는데 왜 이들의 구조를 기다리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왜 이 7분 동안 군 당국은 이들에게 천안함의 구조를 신속하게 요청하지 않은 것일까.

두 번째는 제 2지점으로 이동한 천안함의 속도이다. 천안함의 최대 속도는 32노트인데, 9Km를 7분 안에 도달하려면 무려 37노트를 내야만 한다. 사고를 당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천안함이 어떤 긴급 상황을 만났기에 전 속력으로 기동했을까. 이 지점에서 다시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1차 사고가 적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2차 피격을 피해 긴급 기동한 것이거나 다른 하나는 최초 지점의 사고 선박이 천안함이 아닐 가능성이다. 특히 많은 네티즌들은 후자를 의심하고 있다.(기사 ‘음모론’을 구출하라 참조)

도대체 천안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백령도 앞 바다에 무슨 상황이 발생했던 것일까. 9시15분에 접수된 사고선박은 과연 천안함일까. ‘사라져 버린 7분’은 숱한 오해와 음모론을 양산하는 첫 번째 키워드이다. 군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2.jpg

군은 천안함 사고 시간이 9시22분이라고 발표했지만, 정작 자신들이 작성한 상황일지에는 9시15분에 최초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와 있다. 또한 최초 조난신고 지점으로부터 해군이 밝힌 천안함 침몰지점까지 9Km에 달해 의혹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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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이란, 작전 중인 해군 함정 레이더와 P-3C 등 대잠초계기, 주요 섬에 있는 레이더기지 등에서 잡힌 수백 개의 항공기 및 선박들을 해군 함대사령부, 작전사령부, 합참 지휘통제실의 대형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점으로 표시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예전에는 일일이 상황 파악을 한 뒤 손으로 상황판에 그려 넣었던 것을 미 해군의 전술지휘통제시스템(NTDS)을 도입해 적용한 것이다. KNTDS를 공개하면 당일 모든 함정들의 행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천안함의 각종 의혹을 푸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서해교전 당시에도 KNTDS를 공개한 바 있다. 신상철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은 “KNTDS를 다 볼 필요도 없다. 백령도 앞에서 천안함의 행적만 보면 된다. 백령도 앞바다에서 후진했는지 안 했는지…만약 좌초라면 틀림없이 후진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작전2, ‘필적’을 찾아라!

군 당국이 발표한 사고 발생 시각과 지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의혹은 남는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은 백령도 앞 1마일(약 1.8km) 해상이다. 이에 대해 전 해군 고위급 간부는 <SBS>와 인터뷰에서 “(수심이 낮기 때문에) 고속정도 잘 들어가지 않는 위치”라며 ‘천지개벽할 일이 아닌 한’ 들어갈 일이 없다고 했다.

군 당국은 처음에는 ‘통상적으로 15~16회씩 들어가던 작전지역’이라고 주장했지만, 주민들이나 전역자들의 말은 전혀 다르다. 백령도 주민 조모(47)씨는 “이 섬에 태어나 살면서 대형 초계함이 백령도 앞 1마일까지 다가온 것을 본 것은 처음(<연합뉴스> 3월29일)”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썰물 때에는 수심이 4m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얕은 곳이라고 한다. 천안함에서 복무한 한 전역자도 “그 지역은 연봉수로라고 하는 곳으로 대체적으로 수심이 20미터에 조류가 3~5노트 정도 된다.”며 초계함들은 가지 않는 곳인데 그 쪽으로 갔다면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3월27일자 <아시아경제>가 게재한 해도는 의혹에 불을 지폈다. 군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유가족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공개된 이 해도 상에 ‘최초 좌초’ ‘평균수면 6.4m’라고 표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보수언론과 군 당국이 의도적으로 배제해 온 좌초설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해도 상에 기록된 메모에 따르면, 해수면이 가장 높았던 16시13분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해 22시39분이 되면 가장 낮은 해수면을 이룬다. 그렇다면 천안함이 그 지역에 들어갔던 시간에는 수면이 6.4m 이하일 가능성이 크다.

야당추천으로 민군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에 참여하고 있는 신상철 민간위원은 해당 시간대의 수심은 4m에 불과하고 ‘별표’ 지점의 등심선은 해안단구(바다 밑에 솟아 있는 언덕)로 주변보다 수심이 낮다고 한다.2)

인근 해저 지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백령도 주민들은 섬에서 1마일 이내에는 해저 암초가 많고 지도에도 없는 암초도 있다고 했다. 물론 이러한 주민들의 발언은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이런 발언이 언론을 통해 나간 후 국군기무부대는 물론 경찰, 공무원들까지 나서서 입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의 해도로 의혹이 불거지자 해군 관계자는 유가족이 빼앗아가 표시한 것이라며 부정했지만, 유가족들은 그런 일이 없으며 당시 해군 측이 처음부터 ‘최초 좌초’라고 표기된 해도로 상황 설명을 했다며 해군의 해명을 부인했다. 한 시민은 “한 눈에 봐도 (위 메모와 ‘최초 좌초’ 메모가) 동일인의 필적이다. 필적 감정을 해보면 될 것 아니냐.”며 군의 해명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4.jpg

최초 좌초 지점을 표시하는 별표 주변으로 수심이 낮은 해안단구가 길게 형성되어 있고, 바로 앞부분(동그란 점선)에는 암초 또는 여(수면 아래 존재하는 암초)가 있다. 오른 쪽 아래 붉은 원은 함수 침몰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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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상철 위원은 해도 상에 나와 있는 고조, 저조 시간대는 27일 것이고 26일 상황으로 보면 이보다 시간이 앞당겨진다고 주장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2010년 3월 백령도지역 조석예보>를 확인해 본 결과 신 위원의 주장대로 26일 고조 시간은 02시25분과 13시50분이며 저조 시간은 08시43분과 21시47분 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천안함이 사고가 날 시간대는 ‘정조시간’으로 물이 다 빠져 물의 흐름이 없고 수위도 가장 낮은 시간대였다는 사실이다.

 

작전3, 천안함의 ‘행적’을 찾아라!

그렇다면 천안함은 도대체 왜 그처럼 위험한 곳으로 갔던 걸까. 여기서도 군의 말바꾸기는 계속된다. 처음에는 “자주 가던 작전지역”이라고 했다가 주민들에 의해 들통이 나자 김태영 국방장관이 나서 “풍랑이 거세 일종의 피항 차원”에서 작전지역을 벗어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거짓이었다. 당시 해군의 기상경보는 ‘황천6급’을 발령했는데(풍랑이 가장 심한 1급부터 8급까지 나눠지는 황천등급 중 6급은 낮은 등급이다.) 천안함 같은 1,200톤급 초계함은 황천 3,4급이 되어야 피항 명령이 내려진다.

이에 대해 합조단은 천안함은 피항이 아니라 “2함대에서 지시한 정상구역에서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당시 천안함이 있던 수역은 정상적인 구역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천안함이 침몰한 곳은 해수면이 낮은 암초 지역이면서도 북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접점이기도 하다. 서해5도 지역은 군사용어로 ‘접적 지역’으로 그야말로 날카로운 군사적 긴장이 존재하는 곳이다. 특히 북은 지난 1월25일부터 3월29일까지 백령도 북쪽과 동쪽 해상 등 2곳에 대해 모든 항공기와 선박의 통행을 금지하는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다. 이 지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걸쳐 있고 이 중 한곳은 지난해 11월 소위 ‘대청해전’이 발생한 지역이다.

북은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이후 130mm 해안포와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연습을 벌이기도 했다. 북이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고 무력시위를 벌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특히 핵 잠수함까지 동원되는 ‘키 리졸브-폴 이글’ 훈련을 염두에 둔 조처라 할 수 있다.(기사 ‘용트림 바위’는 무엇을 보았는가 참조)

그렇다면 천안함은 왜 이처럼 위험한 곳으로, 그것도 야간에 기동을 해야만 했을까.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기사가 있다.

<세계일보> 4월3일 자 기사는, “군이 천안함 침몰사건 전후 천안함과 해군 2함대사령부 사이에 이뤄진 교신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서해안 일대에서 펼쳐진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Foal Eagle)과 관련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기동훈련’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신문은 “19일 평택항에 기어든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2척과 해군 구축함 세종대왕호를 비롯한 전투 함선들이 23일부터 수 일간 대함 및 대공사격훈련, 해양차단작전 등을 본격 감행했다.”고 비난한 조선중앙방송의 보도내용을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천안함은 ‘피항’도 ‘정상임무’도 아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모종의 훈련’을 하던 중에 원인모를 사고로 침몰했다고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전모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 시간대 천안함의 임무와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밝히는 것이 천안함의 행적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단서가 된다.

특히 당일 북의 반잠수정 수척이 남하했고, 군이 대응 차원에서 초계함을 투입했다는 군 관계자의 발언이 <YTN>의 보도에 나온 만큼 한미합동군사훈련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5.jpg

백령도 인근 해역에는 해안단구와 암초가 많아 군함은 잘 들어가지 않는 곳이다. 지도 상의 초록색 부분만이 천안함이 항해 가능한 지역이다. 제공: 신상철 

 

 작전4. 속초함이 사냥한 ‘새떼’를 찾아라!

이번 사건에서 천안함 외에 의혹이 쏠리고 있는 것이 속초함의 행보다. 천안함과 같은 1,200톤 초계함인 속초함은 당시 사고지점으로부터 남쪽으로 49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가 ‘빠른 속도로 북상하는 정체불명의 목표’를 추격하다 11시 경 목표물을 향해 5분간 76mm 함포 사격을 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새떼’였다고 발표했지만 “대공 레이더도 없는 속초함이 어떻게 새떼를 탐지해 사격을 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다보니 일부에서는 새떼가 아니라 북의 반잠수정이나 수상함정이 아니었냐는 추측도 한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그 상황’이다. 천안함을 공격하고 도주하는 함정이라는 판단 하에 사격을 가할 만큼 급박했다는 말이다. 군 관계자 역시 “속초함은 경고사격을 생략하고 바로 격파사격을 5분간 실시할 만큼 급박했다.”고 전한다. 그런데 속초함의 76mm 함포 발사 속도를 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군은 “속초함이 76㎜포를 5분간 약 130여발 발사했다.”고 발표했는데, 속초함에 달린 오토브레다 76㎜ 함포의 평균 발사속도는 분당 85발, 급하게 쏠 경우 분당 120발까지 발사할 수 있다. 최소 400~600발까지 쏠 수 있는 포를 그 1/3도 안 되는 속도로 쐈다는 것이다. 급박한 상황, 특히 아군함을 공격하고 도주하는 적함을 향해 쏘아댄 함포사격치고는 석연치 않은 지점이다. <해럴드 경제>는 “함포 발사 시 함장의 판단과 지시에 따라 포술장이 발사속도와 위치, 각도 등을 계산해 발사하게 돼 있다.”는 한 해군장교의 말을 인용하며 “정상 발사속도보다 느리고, 발사 수량도 130여발로 얼마 되지 않다는 것은 상황이 그다지 긴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속초함의 ‘새떼 소동’은 천안함 사고를 북의 소행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사전 알리바이 차원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속초함이 ‘새떼’를 추격하는 대신 천안함 장병들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면 한 명이라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러한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속초함의 기동과 사격 문제가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6.jpg

백령도 인근 해역과 북과 대치하고 있는 ‘접적 지역’으로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감도는 곳이다. 천안함은 이곳에서 어떤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을까?

 

작전5. 무엇을 ‘구조’했는지 찾아라!

이번 사고로 가장 애가 탔을 사람은 누구보다도 유가족들이다.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소한 28일까지는 함미에 갇혔던 장병들이 살아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고 서승원 하사의 어머니는 28일 오후 3시 3분 경 서 하사와 휴대폰으로 통화했다고 밝혔고, 고 심영빈 하사의 아버지도 이날 3시 경에 “살아있어요. 전부 지쳐있어요. 빨리 구출…”이라는 아들의 음성 메시지가 들어왔다고 했다. 시간이 흘렀고 결국 가족들은 구조중단 요청을 했다. 한 가족은 “해군은 구조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다. 무엇인가 은폐하기 위해 시간만 끌다가 결국 이렇게 작업을 끝냈다.”고 분노를 표했다.

실제로 구조작업 과정에서 군의 행동은 의문투성이다. 해군은 사고가 나자 대청도에 있던 고속정 4척과 링스헬기 1척을 출동시켰고, 해군 고속정은 9시58분에 사고지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정작 천안함 함수에 있던 승조원을 구조한 것은 그로부터 40여분이 지난 10시40분 경 도착한 해경이었다. 뿐만 아니라 군은 함수 쪽 승조원들만 구출하고 해경을 철수시켰다. 백령도에서 해병대 수색대 활동을 했던 한 네티즌은 바로 코앞에 있는 백령도의 군 인력을 구조작업에 빨리 투입하지 않은 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백령도의) 해병대 수색대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출동할 수 있는 보트를 운용하고 있다. 수색대원들이 출동했다면 초기 구조 활동이 원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민간 구조대원들이 몰려왔지만, 이들은 군의 불허 방침으로 수색 및 구조작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실종자들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함미 부분에 대한 엉성한 수색 작업도 이상하다. 군은 ‘시야가 흐리고 물살이 세서’ 함수 및 함미 수색이 더디다고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해군이 보유한 슈퍼링스 헬기를 투입했다면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는 ‘디핑소나(소나를 줄에 매달아 물 속에 담글 수 있도록 한 것. 수심 300m까지 내릴 수 있다)’를 통해 뛰어난 탐지능력을 자랑하며 ‘잠수함 사냥꾼’이라고도 불린다.

이것만이 아니다. 가족들이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군이 발표한 소위 ‘69시간 생존설’ 이었다. 천안함은 격실구조로 되어 있어 바닷물의 유입을 차단하면 안에 있는 사람은 최대 69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것. 동시에 해군 해난구조대(SSU)를 투입해 연돌(굴뚝)의 깨진 부분으로 공기를 주입해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마저도 거짓이었다. 천안함 격실에는 방수기능이 없는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특히 <노컷뉴스>는 “함미 부분은 이미 물이 꽉 차 있는 상태로 구조를 벌일 만한 상황이 아닌데다…연돌 부분이 없어진 것을 알았지만 위로부터 가족들에게 얘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군 관계자의 말을 가족들이 들었다고 보도했다.

얼마 뒤, 김태영 국방부장관도 국회에서 “처음부터 모두 생존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결국 “해난구조대의 투입은 인명구조가 아니라 탐색과 부유물 수거가 목적”이라는 가족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함미는 침몰 18일째인 4월12일 오후에 인양되었다. 산소를 주입했다던 연돌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언론엔 ‘산소 주입’ 대신 “연통이 부러질 정도의 충격이면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가 지면을 채우기 시작했다.7.jpg

해상 크레인 '삼아 2200호'가 천안함을 인양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작전6. 물기둥이 솟지 않은 ‘버블제트’를 찾아라!

5월6일, <동아일보>는 민군합동조사단이 ‘폭발 당시의 충격으로 함체에서 떨어져 나간’ 연돌에서 어뢰의 화약 성분을 검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수거한 일부 파편이 어뢰 파편이라며 범죄행위의 결정적 증거를 뜻하는 ‘스모킹 건’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합조단은 조만간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버블제트’로 두 동강 나 침몰했다는 내용의 최종 결론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때부터 정부와 군은 천안함 사건을 ‘북의 도발’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절단면의 상태, 물기둥 여부, 승조원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볼 때, 처음부터 배제되었던 ‘버블제트 어뢰에 의한 침몰설’을 갑자기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애초 생존 병사들, 특히 함교 밖 갑판에서 상하좌우를 주시하고 있던 견시병마저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고 구조 당시 그들의 옷도 젖지 않았는데, 백령도 해안 초병이 물기둥을 봤다고 증언했다. 오랜 조사(?) 끝에 합조단은“수평으로 퍼져나가 물기둥이 생기지 않는 버블제트”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 말대로라면 팽팽한 풍선이 약한 부위가 아니라 가장 두꺼운 부분으로도 터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상자기사 참조). 동시에 초병의 증언도 “100미터 이상 옆으로 넓게 퍼지는 물결 충격파를 목격”한 것으로 바뀌었다.(4월29일 <KBS>뉴스)

물리학의 기본법칙마저 무시한다는 비판과 ‘친환경 녹색어뢰’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으면서도 합조단은 미국의 실험 동영상을 내보내며 옆으로 퍼져나가는 버블제트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동영상 역시 구축함의 레이더를 넘어서는 커다란 물기둥을 보였다.)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을 입증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 많다. 먼저, ‘까나리’의 벽이다. 천안함이 침몰한 곳은 까나리 어장 앞이다. 1,200톤급 초계함을 두 동강 낼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이 수중에 퍼질 때 그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당연히 수 만 마리의 까나리 사체가 떠올랐어야 한다. 군은 조류 등에 휩쓸려 흩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신상철 합조단 민간위원의 이야기는 다르다. 그는 “당시 사고 시간은 최저조 시간대(육지로 물이 밀려드는 시간대라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먼 바다로 흘러나갈 수가 없으며, 더구나 조류라는 것은 들락날락 하면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백령동, 대청도 일대에는 수많은 까나리 사체들이 군을 이루며 며칠 동안 떠다녔어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한다.

다음으로는 승조원들의 상태이다. 대부분의 생존자들은 귀가 아플 만큼의 폭발음을 들었고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 소장은 “(어뢰가 터졌다면) 함실 내부에 있던 승조원들은 거의 고막이 나갔을 것”이라고 했다.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 역시 “어뢰가 터졌다면 코피가 나거나 고막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 것이 일반적이며 거대한 배가 (피로파괴나 좌초 등의 원인으로) 두 동강 날 때도 폭발음에 버금가는 굉장한 소음이 들린다.”고 증언했다.

합조단은 곧 어뢰파편으로 보이는 알루미늄 조각을 찾아냈고, 연돌에서 화약성분인 RDX가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7년 전에 확보했다는 북한의 훈련용 어뢰(를 추진할 때 사용하는) 화약성분과 연돌에서 발견된 화약성분이 동일하다고 했다. RDX가 미국, 독일 등 서방권에서만 사용하는 성분이라는 제기는 무시되고, 심지어 파편의 ‘글씨체’가 북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북한의 어뢰는 화약이 아니라 배터리나 엔진으로 스크루를 돌린다는 군 소식통의 주장도 나와 논란은 가중되고만 있다.8.jpg9.jpg

군 당국이 옆으로 퍼져나가는 버블제트 어뢰라면서 공개한 동영상(위). 그러나 이 동영상에도 물기둥이 높이 치솟고 있다. 좌우 견시병(아래 사진 원 부분)의 위치로 볼 때 이 정도의 물기둥을 보지 못하거나 옷이 젖지 않을 수 없다.

 

10.jpg

Mark 48 수중어뢰로 HMAS Torrens 호를 폭파시키는 호주 해군의 시험 장면

 

버블제트란 선박 아래에서 어뢰가 터졌을 때 생기는 버블이 수압에 의해 1차 압축됐다가 다시 팽창하면서 수압이 가장 낮은 수면 쪽으로 집중되어 터져 나와 선박을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버블제트를 만들어내는 어뢰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버블제트의 1차 폭발은 화약의 양에 의해 결정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박과의 거리 및 수심이다.

선박에서 너무 가까운 곳에서 터지게 되면 수축과정에 작용하는 수압이 작아져 선박에 미치는 영향 역시 작아지고, 너무 먼 곳에서 터지면 폭발력을 물이 흡수해 수축 및 팽창력이 제대로 작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충격을 주는 부분이 선박에서 가장 취약한 용골 부분이어야 하는데 움직이는 선박의 정중앙에서 정확하게 터지게 하려면 대단한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현재 버블제트 어뢰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 한 곳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런 이유로 일차적으로 용의선상에 올라야 할 미국은 어떤 이유에선지 배제되어 있다.)

버블제트가 선박을 두 동강낼 수 있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버블이 확장하면서 선박의 중앙부를 들어 올려 균열을 만들지만 그 폭발력만으로 두 동강 나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으로 팽창했던 버블은 다시 내부의 진공상태와 바깥의 수압이 맞물려 엄청난 속도로 수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들어 올려졌던 선박의 중심부가 다시 폭심부로 빨려들게 되면서 두 동강난다. 이 때 폭심부에 형성된 진공으로 몰려든 물이 가진 거대한 에너지가 바깥으로 팽창하게 된다. 이 때 그 팽창은 압력이 가장 작은 곳, 다시 말해 수면으로 팽창하면서 엄청난 물기둥을 형성하는 것이다. 풍선을 팽팽하게 불면 가장 약한 곳에서 터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작전7. 잘린 ‘TOD 영상’을 찾아라!

이번 사건의 핵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열상감지장비(TOD) 영상자료다. TOD란 생물과 물체의 적외선을 감지해 영상으로 변환하는 장비로 감시, 정찰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된다. TOD를 사용하면 빛이 전혀 없는 깜깜한 밤에도 상황과 동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처럼 칠흑 같은 밤바다에서 벌어진 상황을 파악하는데 필수적이다. 특히 어뢰나 기뢰 등의 폭발이 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결정적인 증거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애초 국방부는 TOD 영상의 존재 자체를 감춰오다가 언론에 의해 영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3월30일과 4월1일 두 차례에 걸쳐 공개했다. 여기에도 은폐 의혹이 제기되자 4월7일 추가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모든 동영상이 정상기동장면과 함수와 함미의 분리장면, 그리고 침몰장면에 국한돼 있어 정작 천안함이 두 동강나는 결정적 장면을 빼고 편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 과정에서도 국방부는 수차례 말을 바꿨다.

“촬영 내용에 아군 경계병력, 장비보유 등이 담겨 있어 공개할 수 없다.”

“선수 부분만 찍힌 데다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사건 내용을 규명할 특별한 것이 없다.”

국방부는 최근까지도 “폭발장면의 동영상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침몰 순간의 동영상을 여러 명이 함께 봤다는 관계자의 증언이 나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합참 및 국방부 관계자 7명이 보았다는 이 영상에는 폭발 장면이나 물기둥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으며 사고지점도 군의 발표와는 달리 백령도에서 90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라는 것이 이를 보도한 <민중의 소리>의 주장이다. 군과 합조단은 공개하지 않은 TOD 동영상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TOD 은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체 TOD 동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군 당국의 해명은 “TOD 운용병이 ‘쾅’하는 폭발음을 듣고 바다를 탐색하다 9시33분에야 천안함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개한 TOD에는 함수 부분에 타고 있는 승조원들이 (체온만으로도) 검은 점으로 보일 정도인데, 폭발에 의한 열기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군은 “TOD에는 카메라 기능과 열을 추적하는 적외선 기능이 있는데 이번 영상은 캠코더와 같은 카메라 기능으로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적외선 기능으로 찍어야 잔열 부분이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폭발 지점을 추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TOD 운용을 했던 한 전역자는 <한겨레>와의 통화를 통해 이러한 군의 발표를 부정했다. 그는 “미상음을 듣고 녹화 버튼을 눌렀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럼 영창 가야 한다. (TOD는) 근무 들어가자마자 상시 녹화한다.”는 것이다.11.jpg

국방부가 공개한 TOD로 찍은 천안함. 오른쪽 함수에 구조를 기다리는 승조원들이 검은 점으로 보인다. 

 

작전8. 멍텅구리 ‘이지스 함’을 찾아라!

2007년 5월25일,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진수식을 가졌다. ‘꿈의 구축함’ 또는 ‘신의 방패’라는 극찬을 받으며 첫 선을 보인 이지스함은 그 능력이 놀랍다. 하픈급 대함미사일 16기를 탑재하고 대공·대지·대잠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기가 무려 128개가 장착되어 있다. 무엇보다 뛰어난 것은 ‘1,054Km 밖에 있는 1,000여 개의 목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놀라운 탐지능력이다.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 중국까지 그 감시반경을 넓힌 것이다.

천안함이 사고를 일으킨 3월26일 서해 일원에는 한국형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외에도 더욱 능력이 탁월한 미7함대 소속 이지스함 라센(Lassen·DDG-82), 커티스 윌버(Curtis Wilbur·DDG-54) 2척이 철통같은 대공, 대함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더구나 서해 상공에는 미국 무인정찰기(UAV)가 한미연합훈련의 전 과정은 물론 북한군의 동향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었다.(기사 ‘용트림 바위’는 무엇을 보았는가 참조)

한국의 초계함들도 각각의 임무를 맡고 배치되어 있었다. 성남함과 고속정 4척이 연평도 앞바다에서 북의 잠수함 기지인 해주와 사곶 사이에 북한 해군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었고, 백령도 남단에는 속초함과 고속정 5척이 사곶과 장산곶 사이를, 그리고 천안함과 고속정 4척이 장산곶과 비파곶 사이를 철통같이 감시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물샐 틈없이 철통같은 대공, 대잠 방어막이 형성된 가운데 한미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이 전개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감시·경계망을 뚫고 북한의 잠수함(정)이 침투했다면 그 가능성은 두 가지다. ‘똑똑한’ 이지스함을 한 순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춘 신병기를 북이 보유했거나, 건조비용만 1조원이 넘는 이지스함이 사실은 ‘멍텅구리’였다는 말이다.12.jpg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천안함 병사들의 '명예'를 위해

천안함 장병 가족들의 소원은 오직 하나였다. “제발 살아서만 돌아오라”는 것. 그러나 끝내 그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유가족들은 자식들의 명예를 보장해 달라고 했다. ‘46명의 영웅’으로 추앙된 그들은 가족과 국민의 슬픔을 뒤로하고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과연 유가족들이 바라던 대로 병사들의 명예는 지켜졌는가.

그들은 ‘영웅’이 아니라 이 시대의 ‘희생자’라는 것이 많은 국민의 중론이다. 그들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애인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좋아하던 젊은 청춘들의 애꿎은 죽음을 제대로 해명도 않은 채 ‘영웅’ 메달과 함께 속히 묻으려는 이 정부에 대한 분노다. 순진무구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동족의 가슴에 겨누는 칼로 이용하려는 분열주의 전쟁광들에 대한 우려다.

자식들의 명예는 전사자 칭호와 연금으로 지켜질 수 없다. 이번 사건의 원인과 본질이 온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 조작과 분열주의, 매카시즘으로 점철된 정치적 분칠이 지속된다면 자식들의 명예 또한 지속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 진정 자식들의 명예를 지키는 길은 이 문제가 한 점 의혹도 없이 온전하게 해명되는 것이다. 그리고 절망스럽게 죽어갔을 자식들의 영혼을 온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이다.


댓글 '1'

들풀

2010.06.04 14:15:11
*.62.3.14

그날 천안함을 절단한 폭발은 없었다.

(펌 http://hook.hani.co.kr/blog/archives/4322)

 

서재정(존스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 교수)

시카고대학교 물리학사.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학박사. 미 코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자문위원과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통일외교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분석결과는 폭발현상과 일치하지 않아

‘흡착물’ 분석결과는 천안함을 격침시킨 어뢰의 폭발이 없었음을 입증한다. 필자들이 합조단의 에너지분광기 및 엑스선회절기 분석결과를 검토한 결과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라는 합조단의 결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정이 났다. 더군다나 에너지분광기 분석에서는 나타나는 알루미늄 원자가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불일치 현상은 기존 이론을 뒤집지 않는 한 우리가 아는 한 과학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민군합동조사단은 어뢰에 알루미늄 분말이 고폭약과 함께 섞여 있었고, 어뢰가 폭발하는 과정에서 이 알루미늄이 하얀 흡착물로 변형, 천안함의 선체와 어뢰 추진부에 결합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흡착물이 화약과 알루미늄의 혼합물이 폭발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입증하기 위해 합조단은 모의 폭발시험을 실시했고 여기서 형성된 흡착물이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과 동일하다는 결론을 발표했다.필자들은 합조단의 시험과 분석이 전적으로 과학적인 전제하에 진행된 것이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밝힌다. 합조단이 시행한 두 가지의 분석, 즉 에너지분광기와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가 일치한다면 이것은 천안함과 어뢰에 발견된 흡착물과 시험폭발에서 형성된 흡착물의 구성 원자와 결정구조 화합물이 동일하다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천안함과 어뢰의 흡착물이 동일한 폭발체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다른 증거들과 결부된다면 천안함이 어뢰의 폭발로 침몰했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분석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천안함이 어뢰의 폭발로 영향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물론 불일치가 어뢰의 폭발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합조단의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분석 결과는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라는 합조단의 해석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오히려 합조단의 시험폭발에서 형성된 흡착물과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의 결정구조가 다르다는 합조단의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는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되지 않고 이외의 다른 현상에 의해 생성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합조단은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가 시험폭발의 조건과 실제 어뢰폭발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어뢰의] 폭발 직후에만 생기는 알루미늄의 용해와 급냉각으로 비결정질(amorphous)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기기 때문“에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 알루미늄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우선 합조단이 말하는 것처럼 시험과 실제 폭발의 조건이 달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면, 그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조건이 달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왔으면 시험폭발의 흡착물은 폭발의 결과물이지만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은 어떻게 해서 생성된 것인지 이 시험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시험조건과 비슷한 폭발현상은 아니었을 것이다.두 번째, 시험폭발은 폭약과 물의 양을 축소한 수조에서 실시했다고 합조단은 밝힌바 있다. 이러한 시험 조건에서 알루미늄과 그 산화물이 결정질화했다면 실제의 폭발상황은 폭약과 바닷물의 양이 비례적으로 증가한 상태일 것이므로 실제 폭발상황에서도 알루미늄과 그 산화물이 결정질화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시험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러한 가정이 성립한다면 천안함과 어뢰의 흡착물에서 알루미늄 결정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흡착물들이 같은 종류의 폭발의 결과로 생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다.마지막으로 지적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합조단의 에너지분광기 분석에서는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에 알루미늄 원자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설사 폭발과정에서 알루미늄이 비결정질화했더라도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산화물의 브랙 피크 주위로 넓적하지만 유의미한 피크가 관찰되어야 한다. 금속유리와 같은 비결정질에서도 원자와 원자간 단거리 관계성 때문에 이러한 피크가 나타난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에너지분광기에서 원자상태로는 관찰이 되는 알루미늄이 엑스선회절기에서는 그 흔적을 보이지 않는 것은 기존 학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세계최초로 발견된 현상이다.따라서 필자들은 합조단의 에너지분광기와 엑스선회절기 분석결과가 적어도 천안함 폭발침몰설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며,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 이외의 다른 현상으로 생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판단한다. 특히 합조단이 세계최초로 발견한 현상은 독립적인 제3의 과학자가 검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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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크로싱] MB2년 [34호]
MB, 문화예술 몰라요. 문화예술, MB랑 안 친해요.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다른 MB와 문화예술을 탐구하는 MB-문화예술 탐구생활이에요.

사전을 바꿔버린 우라질네이션 대한민국 마법사 blog.naver.com/wizaard 다름·소통·성찰·자유·공감·문화·변화 등을 수다로 푸는 블로거 MB, 문화예술 몰라요. 문화예...
마법사
| 201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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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편의점, 복지는 안 팔아요 [34호]
대학을 장학한 외부 상업시설들, 학생의 일상에 기업 논리 심어

기업의 논리가 대학 구성원들을 지배하는 것도 ‘기업 대학’의 특징이다. 이는 주로 학내 상업시설과 비정규직 증대로 나타난다. 평등한 학문과 복지를 보장하는...
윤성희 기자
| 201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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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어떻게 기업이 되었나 [34호]
영리추구 위한 기업-학교 파트너쉽, 승자는 기업 혼자다

편집자주> 하나의 유령이 대학을 배회하고 있다. ‘기업’이라는 유령이다. 이 유령에 의해 대학은 학문의 옷을 벗고 ‘이윤 창출을 통한 발전’이라는 보이지 ...
윤성희 기자
| 201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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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변신은 무죄(?) [34호]
‘뉴-라이트’는 새로운 보수운동의 출현인가

* 언젠가부터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심심찮게 열리고 있다. 태극기와 군복을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등장으로 한국사회는 본격적인 '보수 대 진보'의 대립구도로...
여상경 편집장
| 20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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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크로싱] “추미애 왜 그랬데?” [33호]
2009년 마지막 못난 놈

2009년 마지막 못난 놈 뉴스 크로싱 : 민주당 온더무브 http://onthemove.tistory.com 세금 등 ‘나라 가계부 후벼파기’가 특기인 시사블로거. 해가 넘어가는 ...
온더무브 http://onthemove.tistory.com / 낮은표현 http://niceturtle1.tistory.com
| 20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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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원전 수주, 진실 혹은 거짓 [33호]
아랍에미리트연방(UAE) 원전 수주의 7대 불가사의

12월27일, 아부다비 에미리트 펠리스 호텔에서 원전 수주 계약서에 서명을 한 이명박 대통령이 UAE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작년 12월27일, 한국의 모든...
여상경 편집장 lworld.yeo@gmail.com
| 20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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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버린 미래, ‘브로큰하겐(Brokenhagen)’ [33호]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의 의미와 한계

지난 1월4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부지방이 기습적인 눈폭탄을 맞았다. 서울의 경우 1907년 관측 이래 하루 최대 적설량인 25.8㎝의 폭설을 기록했다. 유...
이성조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
| 20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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